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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폰/헤드폰 리뷰

AKG의 대표작, AKG K 701을 만나보자.

안녕하세요. 아이패드 리뷰 이후로 참 오랜시간이 지났네요... 사실 딱히 리뷰를 쓸 거리도 별게 없고 어플리케이션 리뷰라도 써볼까 했지만 귀차니즘이라던지 귀차니즘이라던지 귀차니즘이라던지...
딱히 구매해서 써보고 싶다는 매리트를 느낀 기계도 없고 현재 쓰고 있는 아이폰4S만으로도 전혀 불편함을 느끼지 못하고 있기 때문에 리뷰 작성에 참 오랜 시간이 걸렸습니다.

이번에 제가 리뷰를 쓸 AKG K 701입니다.
이어폰/헤드폰 리뷰 카테고리가 있지만 글이 그다지 많지 않은게 "한 번 써볼까?" 하는 생각을 가지게 된 계기랄까요.

AKG K701은 AKG의 기함급 모델인 AKG K1000이 현재는 생산이 중지된 관계로 현재 AKG에서 생산하는 가장 비싼 헤드폰 중 하나로 손꼽히죠. 딱히 K1000이 없어도 정말 비싸긴 하지만.


처음 아르바이트를 해서 모은 돈으로 헤드폰을 사기 위해 혜화역 이어폰샵에 가서 이것 저것 청음을 하고 있었지만 가게를 나올 때 제 손에는 60만원이라는 영수증과 701의 상자가 담긴 봉지가 손에 꼭 쥐여져 있었습니다. 그만큼 매력적인 소리에 반했습니다.
물론 그 때 사고 가게를 나오면서 '내가 미쳤지 저걸 왜샀을까' 라고 머리를 쥐어뜯었지만 그건 지금도 드는 생각입니다. 여러분은 소리에 낚이지 마세요.
701은 오픈형 헤드폰이라 밖에서 듣기에 불편한이 아니라 절대 밖에서 들을 수 없는 녀석이라 결국 이어폰을 하나 더 따로 구매해야했기 때문이죠. 젠장 내 통장잔고


701과 함께 싸게 업어돈 NuForce iCon Mobile 입니다. 헤드폰 거치대는 이벤트로 인해 공짜로 얻어왔지만요. 딱히 엠프의 효과는 없고 소리 증폭 용도로 쓰이는 정도랄까요. 엠프도 하나 더 구매해야하는 제 입장에서는 바닥을 보이는 통장잔고가 두렵습니다.

리뷰에 앞서 저는 단지 음악 듣는 것을 취미로 가지고 있는 한 사람입니다. 전문적인 지식은 개뿔도 없습니다.
또한 음악은 객관적이라기보다는 주관적이라고 생각하기때문에 "내가 느끼기에는 이런 음향이였던것 같은데?" 라고 생각하시면 저도 뭐라 드릴 말씀이 없습니다.
설탕 30g 넣은 커피를 마셔도 누구는 달게 느끼지만 누구는 적당하다고 느끼는 것 처럼요.
그러면 제대로 된 음악의 음도 모르는 단지 음악 듣기를 좋아하는 평범한 니트와 함께 AKG K701리뷰 시작합니다.



1. 전체적인 밸런스


AKG K701 안의 'K701 REFERENCE HEADPHONE Information' 이란 책자에 보면 Audio bandwidth가 10-39,800Hz라고 나옵니다.
사람의 가청 주파수가 약 20-20,000Hz인걸 생각하면 엄청난 녀석이죠.
그만큼 고음 중고음 중음에 전체적으로 밸런스가 잘 살아있는 느낌이 듭니다.
상대적으로 저음역대는 다른 대역에 비해 많이 부족한 편이며 들려주는 소리도 적은 편입니다.
흔히 말하는 평탄한 밸런스는 절대 아니지요.
하지만 원음에 충실한 편이며 오픈형답지 않은 풍부한 소리를 자랑합니다.


2. 고음역대

AKG K701의 가장 큰 장점의 고음역대에 대해 자세히 써보자면 살짝 튕기는 맛이 있는 고음에 가깝습니다.
포낙이나 예티모닉보다는 톡 쏘는 고음이랄까요. 이것도 제품마다 차이가 있지만 뭐 제가 느끼기엔 그렇다... 라는 거죠.
이 고음대의 가장 큰 매리트는 여성 보컬의 투명한 목소리에 감정과 자극이 서려있는 노래를 들어보면 단번에 알 수 있습니다.
저는 Beyonce의 Irreplaceable 이 인상깊었습니다.


3. 저음역대

흔히 말하는 양은 적지만 탄탄한 저음입니다. 힘이 강하게 내려치는, 스테이지나 클럽에서 느껴지는 타격감과는 전혀 거리가 멀고, 적당히 김 빠진 맥주느낌입니다.
물론 저음의 질은 훌륭한 편입니다. 음악의 가장 아래부터 가장 끝까지 밀어올려주는 듯한 기분이랄까요. 하지만 양이 조금 부족한게 역시 단점이라면 단점입니다.


4. 해상도, 분리도, 공간감

AKG K701은 바이올린같은 음색을 표현하는데 가장 좋은 기기인것 같습니다.
그만큼 상당히 얇은 소리를 표현해주고 그로 인해 오케스트라를 들을 때 느껴지는 악기 하나하나의 분리된 소리 역시 깔끔하고 아름답습니다.
그렇다고 억지로 뜯어놓은 느낌이 아니라 하나 하나 살아 움직이는 느낌에 가깝습니다.
바이올린이나 피아노같은 메인 관현악기의 표현은 정말 예술이지만, 첼로나 콘트라베이스같은 뼈대가 되는 악기는 힘이 빠진듯이 흘러가는 기분이 조금 느껴집니다.

오픈형 헤드폰인만큼 공간감의 표현력은 역시 최고입니다. 넓게 확장된 홀에서 지휘자의 지휘 앞에 악기들의 소리가 배열되는듯한 느낌입니다. 해상도와 분리도가 뛰어난 만큼 소리의 뭉침이 없고 분리력 역시 상당하지만 조화롭다 라고 표현되는 느낌과는 약간 거리가 있는듯 합니다.


5. 착용감

헤드폰의 필수요소인 착용감입니다.
저같은 경우에는 최대 10시간 이상 착용을 한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딱히 머리가 눌린다던가 하는 느낌을 느끼진 못한 것 같네요.
235g이라는 가볍다고 할 수 있고 무겁다고도 할 수 있는 무게이지만 그래도 제법 무게가 있는 편이라 저같은 경우는 5시간정도 착용하면 목이 뻐근해지긴 합니다.


6. 장르

잘 어울리는 장르 : 클래식, 발라드, 락발라드, 뉴에이지, 펑크락, 어쿠스틱
잘 어울리지 않는 장르 : 헤비/데스메탈, 일렉트로닉, 클럽, 댄스




7. 총평

적당한 자극과 깨끗함이 공존하는 그런 기기같습니다.
명료하며 정확한 소리를 들려주고 저음의 양은 부족한게 아쉽지만 깊습니다.
데논사의 HP 500처럼 전혀 없는 느낌은 아니니 걱정하지 않으셔도 좋습니다. 애초에 50만원이 넘는 헤드폰이 저정도로 밸런스가 맞지 않으면 아무도 사지 않겠지만...
가격이 가격인만큼 구매를 하실 때 신중히 고민하시기 바랍니다. 62옴이라는 적지않은 저항이 있기 때문에 엠프없이 단지 기계만으로는 소리를 충분히 표현해내기 힘드며 오픈형인만큼 집에서 밖에 들을 수 없습니다.
그리고 이 망할 앰프 역시 전혀 싸다고 할 수 없기때문에 제대로 구매하려면 최소 60만원 이상의 묵돈이 필요합니다.
하지만 적당한 앰프가 있는 분들은 정말 하나 장만하셔도 아깝지 않을 그런 기계라고 생각합니다. 근데 진공관 엠프정도 있는 분들이면 이미 더 좋은 헤드폰이 있지 않을까?










아아 드디어 리뷰가 끝났습니다. 정말 쓰면서도 많이 부끄러웠네요.
다시 한 번 말씀드리지만 음악에는 절대적인 기준이 없다고 생각합니다.
동생은 제가 즐겨듣는 클래식이나 락을 싫어하고 저 역시 동생이 좋아하는 아이돌 음악을 싫어하는 편이니까요.
뭐든 자신마다 좋아하는 음악이 있고 그 장르에 맞춰, 자신의 통장잔고에 맞는 적당한 음향기기를 구매해 좋아하는 음악을 즐겁게 들었으면 좋겠습니다.
그러니까 AKG K701 이거 사지 마세요 통장잔고 금액이 사라지는거 보기 싫으시면...

다음 리뷰는 701 말고 밖에서 듣기 위해 구매한 Ultimate Ears의 UE Triple Fi 10로 찾아뵙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