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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마트폰 OS이야기

운영체제의 출발점부터 다른 iOS와 안드로이드. 그 구조적인 차이를 이해해보자.


아직도 학교에 가면 유효한 질문이 하나 있습니다. '아이폰이 좋아 갤투가 좋아?'
도저히 이 질문은 이해도 되지 않고 답변도 할 수 없는 질문입니다. 기본적으로 OS 자체가 다른데 비교를 할 수가 없지요. 기본적으로 안드로이드와 iOS는 그 출발점과 발전 방향 모두가 다른 OS입니다. 둘을 동일선상에서 놓고 평가할 수 없는 것이죠. 그래서 저는 이런 질문이 들어오면 대답해주지 않습니다. 그것도 모르면서 블로거냐고 가끔은 욕도 먹지만 '블로거니까' 말 안하는 것이죠. 당연한거 아닌가요.

그래서 이번 글을 통해 두 OS가 어떤 차이를 가지고 있는지 조금은 OS의 개념적인 부분에서 설명을 할겁니다. 그동안 제가 다른 블로그에서 썼던 글들은 직접적으로 두 OS를 비교했다면 이번에는 두 OS를 설명하는 글입니다. 어느쪽에 치우치는 글이 아니라 OS차원에서 '구조적으로' 들여다본다는 것이죠. 최대한 이해하기 쉽게 쓰려고 노력했습니다. 혹시라도 이해가 되지 않는 내용이 있다면 덧글 남겨주세요. 시간나는대로 빠른 답변 드리겠습니다.

 

   

 


어떠한 전자기기던지 설계되고 제작될 때는 특수한 목적을 가지고 만들어집니다. 휴대폰 OS도 마찬가지입니다. 누가 사용하고 누가 만드는지에 따라 사용 방법이나 전략이 달라집니다. 이는 스마트폰 운영체제를 만드는 두 양대산맥, 애플과 구글에서 확인해낼 수 있습니다. 그럼 iOS와 안드로이드를 UX (사용자 경험) 측면에서 비교해봅시다. 

iOS는 단일 제조사가 만들어 어떤 기기던간에 동일한 UX를 제공하지만 안드로이드는 여러 제조사들이 다양한 종류의 기기를 제작하여 각각의 특징적인 UX가 존재합니다. 삼성은 터치위즈, LG는 LG Home, hTC는 센스UI 등. 그래서 안드로이드 2.3 (진저브레드)버전과 안드로이드 4.0 ICS 순정상태에서 비교해보았습니다.

#1.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UX

아이폰과 안드로이드폰의 UX를 살피면 두 기업에 각각 공통점과 차이점이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좌측 : 안드로이드 / 우측 : iOS)


iOS와 안드로이드. 두 운영체제의 공통점은 무엇일까요?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상단바가 있습니다(?) 네. 둘 다 GUI (그래픽 유저 인터페이스) 기반입니다. '아름다움' 을 추구하는 것이죠. 디자인이 이뻐야 사용할 맛도 나는 것이죠. 이 두 기업은 이 사실을 너무도 잘 알고 있답니다. 그리고 이제는 서로가 서로를 닮아가고 있지요. iOS는 알림센터를 통해 안드로이드와 닮아가고, 안드로이드는 iOS와 닮아갑니다. 그러나 세부적인 추진 방법에 있어서는 큰 차이가 있습니다.


대표적으로, 안드로이드는 데이터중심의 프로세스이고 아이폰은 사용자 중심의 프로세스입니다. 안드로이드 OS에서 커널 위로 존재하는 프로세스는 데이터(어플리케이션) 실행입니다. 그러나 아이폰은 그 위에 터치프로세스가 존재합니다. 데이터보다 터치를 우선시함으로서 아이폰의 터치감이 좋을 수밖에 없는 것이지요. 다만 이런 전략으로 전제적인 어플의 로딩속도는 최신스펙으로 무장한 안드로이드 기기들보다 떨어진다는 것이 단점입니다.

#2. iOS와 안드로이드의 전략이 뭘까?

구글과 애플이 제시한 OS가이드라인 (Google : Google User Experience / Apple : Apple iPhone Human Interface Guideline)을 바탕으로 두 기업의 전략을 해석해봅시다. 

가이드라인에 의하면 구글은 '정확한 데이터' 와 '빠른 실행 속도' 에 중점을 두고 OS를 개발했습니다.
애플은 '사용자의 생각과 행동'에 중심을 두고 OS를 개발했습니다.

두 차이는 휴대폰을 만져보면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안드로이드는 굉장히 애니메이션 효과들이 빠릿빠릿합니다. (기기 스펙에 따라 버벅거리는건 제외합니다.) 어플리케이션을 멀티태스킹으로 실행하면 화면이 좌우로 움직이며 빠른 전환을 보여줍니다. 그런데 아이폰은 기기를 가지고 노는 느낌이죠. 앱을 삭제하거나 사진을 삭제할때 빨려들어가는 애니메이션이나 멀티태스킹으로 어플 전환시 종이페이지를 덮는듯한 애니메이션은 하나의 장난감을 가지고 노는 듯 합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살짝은 의미심장할지도 모릅니다. 그래서 준비했습니다. 몇 가지 예시를 들어 이해해봅시다.
 



#2-1. 홈버튼 및 물리적 버튼

(좌측 : 안드로이드 2.X 버전에서의 표준 권장 키 배열 / 우측 : 아이폰)


안드로이드는 원래 4개의 버튼으로 구성된 하단 키를 가지고 있었습니다. 각각 메뉴, 홈, 뒤로가기, 검색 기능이죠.
이는 ICS에서 3개의 버튼 (뒤로가기 - 홈 - 멀티태스킹) 의 소프트키로 통합되었습니다.
여기서 '뒤로가기'는 어플리케이션에서는 큰 기능이 없지만 웹에서는 사용자의 검색로그를 쫓아가는 기능을 합니다.
구글은 애드센스와 같은 광고서비스를 운영하면서 사용자들을 Web환경에 묶어두려고 했습니다.
그래서 사용자들이 검색로그를 따라가게 함으로서
인터넷상에 더 오래 머물 수 있게 한 것입니다.
안드로이드 디바이스에 '검색' 버튼이 존재하는 것도 이와 같은 이유입니다. 그러나 아이폰은 전면에 홈버튼 하나만 위치합니다.
어떠한 경우에도 홈버튼을 눌러 스프링보드로 빠져나오는 액션 이외에는 불가능하지요.
대신 뒤로가기 같은 경우는 어플리케이션 실행시 내부에 소프트키로 나타나게 됩니다.
 


#2-2. 시스템 에러 메시지

휴대폰을 사용하다보면 어플리케이션이 응답을 중지하거나 먹통이 되는 현상이 있습니다. 이럴 때 아이폰은 아무런 경고문도 띄우지 않습니다. 그냥 홈버튼을 두 번 누르고 다시 어플을 실행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안드로이드에서는 사용자가 이해할 수 없는 메시지를 띄웁니다. 'com.android.secure' / 'com.android.browser 프로세스가 예상치 못하게 중단되었습니다.' 등 이런 사항들은 개발자들이나 시스템 엔지니어가 아닌 이상 큰 의미가 없습니다. 그냥 '에러가 발생했습니다' 정도면 될텐데 이렇게 함으로서 딜레이를 주는 것이 아쉽습니다. 심지어 여기에 진동도 2번 울리며 작업중 딜레이를 발생시킵니다. 깔끔하게 튕겨버리면 좋을텐데요.(이건 개인적인 생각입니다.)

#2-3. 문자 메시지를 통해 본 데이터적 구조의 접근

iOS 4.X에서는 문자메시지나 알림이 뜰 경우 확인을 하지 않으면 다른 작업을 시행할 수 없었습니다. 알림 팝업창이 화면 위에 항상 떠 있었기 때문입니다. (그러나 iOS5.X버전으로 판올림되면서 이제는 상단에 배너형식으로 알림이 보여진다.) 그러나 안드로이드는 상단바 내부에 메시지 요약이 나타나며 진동이 울리는 방식으로 메시지를 보여주고 그 메시지가 알림센터로 들어갑니다. 즉 메시지에 대한 별다른 큰 알림이 오지 않고 그냥 상단바 내부에 진동과 함께 표시된다는 것이죠.

 iOS4.X와 안드로이드 2.3을 기준으로 비교하면 애플은 문자메시지를 '사용자가 확인해야하는 중요한 사항' 으로 분류하고 그에 따른 작접프로세스를 만들었고 구글은 '구조적으로 정리해야하는 데이터' 로 분류해서 알림센터로 메시지가 차곡차곡 정리되게 만들었습니다. 물론 지금은 애플도 문자메시지를 '구조적인 데이터' 차원에서 바라보는 것 같습니다. 다만 배너형식으로 처음 메시지가 도착했을 때 상단바 위쪽에 넓은 영역을 할당해서 보여주는건 안드로이드보다 나은 것 같아보이기도 합니다. (iOS5.0에서도 배너형식과 알림창현식을 선택해서 원하는대로 사용할 수 있습니다.)


#2-4. 전원 종료기능을 통해 살핀 OS의 특징

앞에서 안드로이드는 데이터중심의 프로세스, 아이폰은 사용자중심의 프로세스를 가지고 있다고 설명했습니다. 이게 무슨 의미인지 조금 쉽게 알아봅시다. 첫째로 안드로이드 폰의 전원을 끌 때 일어나는 일을 살펴보겠습니다. 사용자가 전원 버튼을 길게 누르면 옵션 창이 나타납니다. 여기서 전원 종료 옵션을 선택하면 '휴대전화의 전원이 종료됩니다' 라는 팝업이 뜨면서 확인을 한번 더 눌러야 합니다. 정리해보자면 어떤 기능을 실행할 때 안드로이드는 아래와 같은 과정을 거칩니다. 

실행을 위한 찾기 -> 실행을 위한 프로세스 실행 -> 프로세스 실행 -> 최종 의사 재확인

그러나 아이폰은 전원버튼을 누르고 밀어서 전원을 끄는 것으로 끝이 납니다.

간단하게 찾기 -> 실행으로 끝나는 것이지요.
 


#2-5. UI 디자인

아이폰이 홈화면에 아이콘만 배치되고 위젯과 같은 것들이 없는 반면, 안드로이드는 다양한 위젯으로 아기자기하게 폰을 꾸밀 수 있습니다. 이 점에서 iOS가 실용성을 추구한 반면 안드로이드는 심미성을 추구한 것이죠. 잘 만들어진 위젯은 아이폰에서도 부러울 때가 많답니다. 시계나 달력 위젯이라도 있었으면 좋겠어요.


 

(좌측 : 위젯들로 꾸며진 안드로이드의 메인 화면 / 우측 : 아이콘 16개와 하단 4개 DOCK이 있는 iOS의 스프링보드)

#2-6. 홈버튼의 역할

iOS는 스프링보드 맨 좌측에 '검색' 창이 위치합니다. 그래서 홈버튼을 누르게 되면 이 검색창과 아이콘 페이지를 왔다갔다하며 사용자의 학습을 유도합니다. '이걸 누르면 이렇게 된다'라는 것을 보여주지요. 그렇지 않으면 맨 좌측에 있는 검색 화면은 아무도 모를테니까요. 다만 '검색' 버튼이 따로 존재하는 안드로이드는 아무리 왔다갔다해도 결국 아이콘과 위젯이 배열된 메인화면입니다. 그래서 아무리 홈버튼을 여러번 눌러도 반응이 없습니다.

#3. 최종 정리

안드로이드와 iOS는 둘 다 스마트폰 OS이지만 추구하는 방향은 굉장히 다른 OS입니다. 안드로이드에는 개발자들을 위한 엄청 다양한 옵션이 존재합니다. CPU사용량 측정이나 USB 디버깅, 모의위치 사용 등 개발자들에게 도움이 되는 옵션이 굉장하죠. 안드로이드는 '개발'과 '생산'의 OS입니다. 어떤 컨텐츠를 제작하는 데 굉장히 다양한 옵션이 존재합니다. 그러나 iOS는 개발자들이 만들어놓은 컨텐츠를 '소비'하는 OS입니다. 아이패드가 처음 나왔을때 욕을 먹었던 이유도 그 넓은 9.7인치로 할 수 있는 '생산'적인 활동이 적었기 때문이죠. 아이폰이 게임폰이라는 이야기가 괜히 나온 이야기가 아닙니다. 컨텐츠를 소비하는데 최적화된 폰이기 때문에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어플과 편의기능이 지원되죠.

이 둘중에서 어느 것을 선택하느냐는 사실 본인의 몫입니다. 두 OS가 추구하는 방향이 다르기 때문에 성향에 맞는 것을 써야지 이게 좋으니 이거 쓰세요 하는게 사실은 참 웃긴 일입니다. 저로서는 둘 다 사용해보시는 것을 추천드리지만, 주머니 사정상 그럴 수 없다는 점이 문제이기는 하지요. 제가 드리고싶은 말씀은 휴대폰을 살 때는 항상 '사용해보시고' 구입하시라는겁니다. 직원의 말만 듣고 구입하셨다가는 후회할 수 있습니다.

TIP. 아이폰은 해당 없는 이야기이지만, 안드로이드폰을 살 때는 사람들이 많이 쓰는 폰을 사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많이 쓰는 기기의 해상도와 성능을 중심으로 APP이 개발되기 때문에 어떤 어플이던지 무난하게 돌아가는 휴대폰이 쓰기 좋죠.